야, 이 도둑놈아!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체제를 내놓자 스티브 잡스는 발끈했다. 그는 빌게이츠가 애플 매킨토시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아이디어를 훔쳐갔다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빌 게이츠는 이렇게 응수했다.

글쎄, 스티브… 다른 관점도 있다고 난 생각해. 우리 모두 제록스라는 부자 옆에 살고 있었는데 내가 텔레비전을 훔치러 그 집에 들어갔더니 자네가 벌써 훔쳐갔더라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우리의 일상은 두 회사가 제공하는 기기와 소프트웨어에 붙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회사는 세상을 바꿨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 회사들의 기술 밑천은 이들이 아직 풋내기 시절일 때 근처에 있었던 제록스라는 부자 회사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복사기 하나로 엄청난 부를 거머쥔 제록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세상 똑똑한 인재들을 모았고 팔로알토에 연구소를 세웠다. 그곳에서 레이저프린터, 이더넷,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위지윅 워드프로세서, 팝업 메뉴, 비디오캡처, VLSI 등의 기술이 쏟아져 나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 제록스의 경영진은 이 놀라운 기술적 성과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천재들은 결국 흩어졌고, 이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3Com, 픽사 등에서 세상을 바꿨다.

첫 번째 사진: Steve Jobs, Flickr/methodshop (CC BY-SA 2.0). 두 번째 사진: Bill Gates, Co-Chair the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shows a vaccine during the press conference. UN Photo / Jean-Marc FerrŽ (CC BY-NC-ND 2.0)


현대 개인용 컴퓨터의 각종 기술을 발명한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에 관한 이야기인 이 책은 “Dealers of Lightning: Xerox PARC and the Dawn of the Computer Age”를 한글로 번역한 것입니다.

  • 책소개
  • 퓰리처 상 수상자의 손길로 완성된 이 실화는, 세상을 바꾼 기술 혁명을 일으킨 뛰어난 발명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 책은 지적 창조에 관한 매력적인 여정을 보여준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제록스는 엔지니어링 천재들을 한 곳에 모아서 PARC라고 불리우는 컴퓨터 별 세상을 만들었다. 이 탁월한 집단은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최초의 레이저 프린터, 최초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포함하여 기념비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 혁신적인 결과물들 대부분은 모 회사인 제록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하지만 발명가들은 단념하지 않았고 확고한 신념으로 밀고나가, 일상 생활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세계를 바꾼 기업 제국들을 만들었다.

    이 주인공들과의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탄생한 이 책은 PARC의 시작에서부터 자세하게 연대기를 풀어내고 있으며 PARC가 만들어 낸 최첨단 혁신들을 왜 제록스가 손에 쥐고 활용하지 못했는지를 알려준다.

  • 저자 소개
  • 마이클 A. 힐트직은 음악 산업의 부패와 비리에 관한 일련의 기사로 1999년에 퓰리쳐상을 수상했다. 그는 로스엔젤레스 타임즈에서 재무, 정치, 해외 담당 기자로 일했고 과학 전문 기자 및 편집자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