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문제를 접할 때마다, 내가 맨 처음 하는 일은 n = 1 인 경우부터 따져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n = 2 인 경우로 넘어간다.
ACM 인터뷰 중에서
어린 마누엘을 앞에 놓고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설득할 수 있을까? 아니,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칠 때 이렇게까지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그의 머릿속에는 많은 질문들이 스쳐 지나갔다.
먹고 살기 위해서 루마니아를 떠난 그가 젊은 아내와 함께 발을 딛은 곳은 베네수엘라였다. 그곳에서 아들 마누엘을 얻었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이질에 걸리자, 부부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들이 사는 곳은 변변한 병원조차 없었다. 아들을 위해 그들은 큰 결심을 했다. 좋은 병원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마누엘의 병은 나았고 건강하게 자랐다. 그들은 다시 뉴욕으로 이사했다.
마누엘은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베네수엘라에 살 때는 집에서 독일어를 썼지만, 미국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독일어는 적국의 언어였다. 부모가 스페인어를 쓰기 시작하자 마누엘은 금세 스페인어를 따라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문제가 생겼다. 영어를 가르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정기적인 면담을 위해 학교에 찾아간 엄마에게 담임 선생은 충격적인 말을 했다.
“이 애가 대학에 가기를 원하신다고요? 고등학교나 졸업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겁니다. 그는 못 해낼 겁니다.”
“아니에요. 우리 애는 정말 똑똑해요. 그저 영어를 못할 뿐이라고요.”
사실,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잘못이었다. 마누엘의 부모는 독일어와 스페인어가 더 편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영어를 쓰지 않았다. 어차피 학교에 가면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담임 선생이 한 말처럼 아이가 낙오된다면 그들에게 미래는 없었다. 마누엘은 반드시 미국에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했다.
마누엘의 아빠는 다정스럽게 아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아들. 학교는 재미있니? 뭐 어려운 점은 없어?”
마누엘은 조금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학교 다니기가 힘들어요.”
솔직히 마누엘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영어를 못하기 때문일 듯싶었다.
“영어가 어려워요. 철자도 이상하구요. 아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 그냥 외워버리렴.”
“어떻게요? 아빠는 어떻게 외워요? 외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명서는 없나요?”
그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외우는 방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외우는 것에 방법이 있나? 그냥 외우는 거지. 하지만 아들에게는 뭔가 그럴 듯한 답을 주어야 했다.
“음. 그런 것은 없단다. 하지만 만약 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면 너는 똑똑해질 수 있을 거야.”
그러자 마누엘의 눈이 반짝였다.
“와. 아빠. 나는 정말로 뇌를 이해하고 싶어요. 그래서 더 똑똑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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