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아이버슨

기타 업적

APL 언어가 대중적인 언어는 아닐지 몰라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배커스^​8​의 FP(Funtional Programming)이 APL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수학용 패키지인 Matlab 등도 그중 하나이다.

APL 언어는 대화형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잘 동작했으므로 베이식^BASIC 언어와 경쟁하기도 했다.

J 언어

I.P. Sharp를 그만두고 나온 그는 APL을 교육용으로 더 잘 활용할 방법에 몰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2​

• 학교 및 학생들이 쓸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싼 “쉐어웨어^shareware” 일 것.
• 일반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을 것.
• 다양한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 있을 것.
• APL 최신 버전에 들어 있는 단순함과 범용성을 제공할 것.

알버타 대학교 출신인 로저 후이^{Roger Hui}가 J 언어 개발에 적극 참여했고 무료로 공개되었다.

J 언어와 APL의 외형적인 차이점이라면, APL에서 사용된 각종 특수문자들이 J 언어에서는 일반 ASCII 문자로 대치되었다는 것과, 배열, 함수, 연산자 등과 같은 용어들이 명사, 동사, 부사 등과 같은 자연어 표현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아이버슨은 J 언어가 교육용으로 널리 사용되기를 바랐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번외 이야기

아이버슨이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면 오른손으로 칠판에 뭔가를 적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이버슨은 원래 왼손잡이였다고 한다.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교 선생님은 그에게 오른손을 써야 한다면서 왼손을 몸 뒤쪽으로 돌려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오른손에 연필을 쥐여주었다고 한다.^​9​

아이버슨을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흥미로운 방송 자료가 하나 튀어나온다. 1974년에 방송된 <APL의 기원^{The Origins of APL}>이라는 제목의 대담 프로인데, 케네스 아이버슨을 비롯하여 에이든 팔코프, 로렌스 브리드, 필 아브람스 등 APL 개발의 핵심 인물들이 출연해서 APL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10​

이 프로그램은 몇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첫 번째는 텔레비전 대담 프로그램에 등장할 정도로 APL에 대한 관심이 당시에 상당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6명의 대담자들이 모두 말쑥하게 양복을 입고 있지만, 사회자와 아이버슨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발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다. 1970년대 중반의 미국 사회 분위기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자와 일부 대담자들이 방송 중에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면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c) 이재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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